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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특례상장 기술성평가에서 평가기관이 특허로 확인하는 것

정호영 변리사 ·

기술특례상장(technology-based special listing)을 준비하는 회사의 대표와 IP 담당자를 위한 글입니다. 루닛에서 초대 사내변리사로 일할 때 코스닥 기술특례상장 기술성평가(technology assessment)의 IP 부분을 맡았습니다. 평가 자료의 관련 내용을 작성하고 현장 실사에서 발표했으며, 평가기관이 요청한 자료와 설명을 직접 만들어 대응했습니다. 당시 루닛은 두 전문평가기관에서 모두 AA 등급을 받았습니다. 그 경험과 상담에서 가장 자주 받는 질문을 바탕으로, 평가기관이 특허로 무엇을 확인하는지 정리했습니다.

세 줄 요약

  • 평가기관은 특허 건수보다, 특허가 핵심 기술과 제품에 어떻게 연결되고 그 특허로 사업을 어떻게 지키는지를 봅니다.
  • 특허 전략이 있는지와 함께, 그 전략을 실제로 실행해 왔다는 증거를 요구합니다. 사업 계획에 맞춘 해외 권리와 분쟁 대비가 대표적입니다.
  • 이런 증거는 평가 직전에 만들기 어렵습니다. 포트폴리오는 2년 정도, 평가 자료는 2~3개월 앞서 준비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기술성평가는 어떻게 진행되나

기술특례상장을 하려면 원칙적으로 거래소가 지정한 전문평가기관 두 곳에서 각각 A등급과 BBB등급 이상을 받아야 합니다. 시가총액이 5천억원 이상이거나 딥테크기업 등에 해당하면 한 곳에서 A등급 이상을 받아도 신청할 수 있습니다(한국거래소). 평가는 기술사업화 계획서 같은 서면 자료와 현장 실사로 진행되고, 실사에서는 회사가 발표하고 평가위원의 질문에 답합니다. 평가 항목은 크게 기술성과 사업성으로 나뉘며, 특허는 주로 기술의 경쟁우위와 모방이 어려운 정도를 판단하는 근거로 쓰인다고 봅니다.

제도는 올해 크게 손질되고 있습니다. 거래소는 2026년 3월 평가 실적과 인력이 부족한 기관을 정리해 전문평가기관을 26곳에서 16곳으로 줄였습니다(한국경제). 이어서 표준 기술평가모델을 고도화하는 개편을 추진하고 있고, 9월 공청회를 거쳐 연내에 개편안을 확정할 계획입니다(한국경제).

세부 항목과 배점은 바뀔 수 있지만, 특허로 확인하려는 내용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핵심 기술이 실제로 보호되는지, 회사가 그 보호를 계획하고 실행해 왔는지는 어떤 평가모델에서도 묻는 질문이기 때문입니다.

IP만으로 A등급을 받을 수는 없지만, IP가 약하면 기술성 평가에서 점수가 깎인다고 봅니다. 이 글은 소프트웨어·AI 기업을 기준으로 썼습니다. 바이오 기업은 물질·용도 특허의 비중이 커서 특허를 보는 방식이 다를 수 있습니다.

평가기관이 요청하는 IP 자료

평가기관이 IP와 관련해 요청하는 자료는 크게 네 가지입니다.

자료평가기관이 확인하려는 것
특허 목록국가별 출원·등록 현황, 권리자와 진행 상태
핵심 특허핵심 기술과 제품을 직접 보호하는 특허가 무엇인지
특허 전략어떤 기술을 언제, 어느 나라에서 권리로 만들 계획인지
기술·제품 보호 방식특허를 중심으로 기술과 제품을 어떻게 지키고 있는지

목록과 핵심 특허는 투자 실사 때 내는 자료와 겹칩니다. 다른 점은 뒤의 두 가지입니다. 시리즈 A·B 투자 실사가 서류와 현황 확인에 무게를 두는 데 비해, 기술성평가는 회사가 IP를 어떤 방향으로 끌고 가는지, 그 결과로 기술이 실제로 보호되는지를 설명하라고 요구합니다.

현장 실사에서는 서면 자료를 바탕으로 더 직접적인 질문을 받습니다. 제가 받은 핵심 질문은 「핵심 특허가 무엇인가」와 「기술 경쟁우위를 지킬 수 있는 장벽, 곧 특허가 있는가」였습니다. 두 질문에 핵심 특허의 번호와 그 특허가 막는 경쟁사의 선택지를 바로 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점수를 가르는 것

제 경험으로는 특허 건수 자체보다 아래 세 가지가 평가를 갈랐습니다.

  1. 핵심 기술과의 연결: 핵심 특허가 제품의 어느 기술, 어느 기능을 보호하는지 하나씩 짚어 보여 줘야 합니다. 건수가 많아도 핵심 기술과 이어지지 않으면 경쟁우위의 근거로 보기 어렵습니다.
  2. 사업에 맞춘 해외 권리: 해외 특허가 몇 건인지보다 목표 시장과 맞는지를 봅니다. 제품을 팔려는 나라, 경쟁사가 있는 나라에 권리가 있거나 권리화 계획이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IP 설명은 기술사업화 계획서의 사업 계획, 목표 시장과 같은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3. 전략과 실행의 증명: 특허 전략을 제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 전략대로 실제로 출원하고 권리를 만들어 왔다는 근거를 함께 보여 줘야 합니다.

세 가지 모두 설명만으로는 부족하고 뒷받침하는 자료가 필요합니다. 핵심 기술과 특허를 맞춘 대응표, 목표 시장과 국가별 출원 현황을 나란히 놓은 표, 연도별 출원 이력 같은 자료가 그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래는 핵심 기술과 특허 대응표의 가상 예시입니다. 핵심 기술마다 보호 방식과 권리 현황을 한 줄로 보여 주는 것이 목적입니다.

핵심 기술제품에서의 역할보호 방식권리 현황
영상 전처리 알고리즘판독 정확도 향상특허한국 등록 1건, 미국 출원 1건
병변 검출 모델 구조핵심 기능특허한국·미국·유럽 출원
학습 데이터 구축 방법모델 성능영업비밀내부 관리 규정으로 보호

특허 전략 문서에 담은 것

루닛의 특허 전략 문서에는 다음 네 가지를 담았습니다.

  • 보호 방식: 기술마다 특허로 보호할지, 영업비밀로 보호할지
  • 국가별 전략: 어느 나라에서 어떤 권리를 확보할지
  • 권리화 배분: 한정된 비용을 어느 기술과 국가에 먼저 쓸지
  • 분쟁 모니터링 방식: 경쟁사와 제3자 특허를 어떻게 살펴볼지

분쟁 가능성을 묻는 방식

평가기관은 회사가 분쟁 가능성을 얼마나 고민하고 대비해 왔는지를 묻습니다. 「문제없다」는 답변보다, 어떤 기술에 대해 어떤 검토를 했고 그 결과로 무엇을 했는지 보여 주는 편이 훨씬 설득력이 있습니다.

루닛은 주요 기술에 대해 중간중간 자유실시 검토(freedom to operate, FTO)에 준하는 검색과 분석을 진행해 두었습니다. 정식 FTO 의견서가 아니어도, 검토한 범위와 시점, 결과, 그에 따른 조치가 기록으로 남아 있으면 평가에서 대비의 근거가 됩니다. 조치는 회피 설계(design-around), 상대 특허의 무효 검토, 지속적인 모니터링 같은 것들입니다.

여기서도 계획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실제로 검토하고 대비해 왔다는 근거를 함께 보여 줘야 합니다.

자주 부족한 부분

기술성평가를 준비하는 회사들을 보면 부족한 부분이 대체로 비슷합니다.

  • 특허와 핵심 기술의 연결이 약합니다. 특허는 있지만 제품의 핵심 기술을 직접 보호하는지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해외 권리가 시장 전략과 맞지 않습니다. 목표 시장에 권리가 없거나, 출원 국가와 사업 계획이 따로 움직입니다.
  • IP 계획이나 전략이 없습니다. 지금까지 낸 특허는 나열할 수 있어도,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권리로 만들지는 설명하지 못합니다.

세 가지 모두 평가 몇 달 전에 급하게 채우기 어렵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준비 일정

루닛은 기술성평가 2년여 전부터 IP를 준비했습니다.

  1. 평가 2년여 전부터: 관련 기술을 출원하며 특허 포트폴리오를 꾸렸습니다.
  2. 그 사이 수시로: 주요 기술에 대해 FTO에 준하는 검색과 분석을 진행했습니다.
  3. 평가 2~3개월 전: 특허 목록, 핵심 특허, 특허 전략, 보호 방식 설명을 평가 자료로 정리하고 현장 실사 발표를 준비했습니다.

평가 자료는 2~3개월 동안 만들었지만, 그 자료에 담은 내용은 2년 동안 쌓은 것이었습니다. 상장을 2~3년 안에 생각하고 있다면 지금 IP 계획부터 세워 두는 편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평가까지 1년도 남지 않았다면

준비 기간이 짧아도 할 수 있는 일은 있습니다. 먼저 주요 기술마다 특허나 영업비밀 같은 형태로 보호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비어 있는 곳을 보완합니다.

1년이면 한국 특허는 우선심사(prioritized examination)를 활용해 등록까지 가는 것이 어렵지 않고, 해외 출원도 등록을 시도해 볼 수 있는 기간입니다. 이때도 새로 낸 출원이 어떤 핵심 기술을 지키기 위한 것인지 대응표와 전략 문서로 설명할 수 있게 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특허가 몇 건 있어야 기술성평가를 통과하나요?

정해진 건수 기준은 없다고 알고 있습니다. 건수보다 핵심 기술과의 연결, 사업에 맞춘 권리 국가, 전략의 실행 여부가 평가에 더 크게 작용한다고 생각합니다.

등록 특허 없이 출원만 있어도 되나요?

출원만 있어도 평가는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심사 전인 출원은 권리 범위가 확정되지 않았으므로, 어떤 기술을 보호하려는 출원인지와 권리화 계획을 함께 설명하는 편이 좋습니다.

해외 특허가 꼭 있어야 하나요?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해외 시장을 목표로 하는 사업 계획이라면, 그 시장에 권리가 있거나 권리화 계획이 있어야 사업 계획과 IP가 맞물린다고 볼 수 있습니다.

FTO 보고서가 꼭 필요한가요?

정식 FTO 의견서가 필수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분쟁 가능성을 검토하고 대비해 왔다는 근거는 필요합니다. 주요 기술에 대한 FTO에 준하는 검색·분석 기록이 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사내에 IP 담당자가 없으면 누가 준비하나요?

정해진 답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기술특례상장을 주도하는 사람이 IP 준비도 함께 이끌고, 전문성이 필요한 부분은 대리인을 통해 실행하는 방식이 현실적입니다.

평가모델이 바뀌면 준비도 달라지나요?

2026년 10월 현재 거래소가 표준 기술평가모델 개편을 추진하고 있어 세부 항목과 배점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핵심 기술이 특허로 보호되는지, 회사가 IP 전략을 세우고 실행해 왔는지는 어떤 모델에서도 확인하는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개편안이 나오면 이 글도 보완하겠습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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