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아이피Jeong IP contact@jeongip.com

투자 전 IP 실사에서 확인할 레드 플래그

정호영 변리사 ·

후기 라운드 VC, 기업 벤처캐피탈(CVC), 사모펀드(PE), 인수를 검토하는 회사의 심사역과 실사 담당자를 위한 글입니다. 루닛과 리벨리온에서 초대 사내변리사로 일하며 여러 투자 라운드의 IP 실사(due diligence)를 받는 쪽에서 대응했고, 2024년 리벨리온과 사피온코리아의 합병 과정에서는 리벨리온 쪽에서 사피온코리아의 IP 실사를 맡았고, 동시에 사피온코리아를 대리한 법무법인의 IP 실사에 대응했습니다. 같은 딜에서 실사를 하는 쪽과 받는 쪽을 모두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투자 전에 대상 회사의 IP에서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정리했습니다.

세 줄 요약

  • 가장 흔한 레드 플래그(red flag)는 특허 관리가 되지 않는 것입니다. 특허 목록조차 제대로 없거나, 보유 특허가 제품을 실제로 보호하는지 회사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 데이터룸으로는 목록과 권리 상태 같은 객관적인 사실을, 경영진 인터뷰로는 IP 계획과 방향을 확인합니다. 둘 중 하나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 찾은 문제는 대부분 투자 후 이행 사항으로 들어갑니다. 무엇을 이행 항목으로 넣고 어떻게 확인할지가 실사의 실제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투자에서 IP는 로펌이 맡는 법률실사의 한 항목으로 다뤄집니다. 법률실사는 정해진 질문과 항목을 차례로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서, 받은 답변과 자료를 IP 관점에서 깊이 분석하기는 어렵습니다.

실무를 맡은 변호사가 IP 제도를 깊이 다루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사를 받는 쪽에서 보면, 출원과 등록이 구분되지 않거나 PCT 국제출원(Patent Cooperation Treaty application)을 해외 권리를 확보한 것처럼 정리한 보고서를 보기도 했습니다. 「특허 20건」과 「등록 3건, 심사 중인 출원 17건」은 투자 판단에서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기술이 투자 논리의 중심인 딜이라면, 법률실사와 별도로 IP를 검토하거나 적어도 법률실사의 IP 항목을 변리사가 함께 보는 편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로펌의 법률실사와 같은 일정으로 진행하면서 IP 부분을 보완하는 방식도 가능합니다.

데이터룸으로 확인할 것과 인터뷰로 확인할 것

데이터룸(data room) 자료로는 객관적인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가 IP를 어떤 방향으로 끌고 가려는지는 서류에 잘 드러나지 않아서, 경영진 인터뷰가 필요합니다.

확인 방법확인할 것
데이터룸국가별 특허 목록과 상태(등록·심사 중·거절·취하), 권리자와 공동소유 여부, 직무발명 양도증과 보상규정, 국가과제 성과의 귀속, 공동개발·라이선스 계약의 IP 조항
경영진 인터뷰IP 계획과 목표, 핵심 기술과 특허의 관계를 회사가 어떻게 보는지, 경쟁사와 제3자 특허를 어떻게 살피는지, 앞으로 어느 기술과 나라에 권리를 만들지

데이터룸 자료가 빈약해도 인터뷰에서 계획이 분명하면 고칠 수 있는 문제일 가능성이 큽니다. 반대로 자료는 갖춰져 있는데 경영진이 핵심 특허가 무엇을 지키는지 설명하지 못한다면, 그 자체가 신호라고 봅니다.

자주 나오는 레드 플래그

실사에서 반복해서 본 문제는 크게 여섯 가지입니다. 앞의 세 가지는 회사가 자기 IP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문제이고, 뒤의 세 가지는 위험을 다루는 장치가 없는 문제입니다.

레드 플래그무엇이 문제인가확인 방법
특허 관리 부재목록조차 제대로 없어 회사도 무엇을 가졌는지 정확히 모름회사 목록을 특허등록원부·공개 데이터베이스와 대조
권리 범위 파악 부재보유 특허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실제로 보호하는지 모름핵심 기술 2~3개와 주요 청구항을 대비
IP 계약 조항 미파악공동개발·라이선스 계약에서 결과물의 귀속과 사용 범위를 회사가 모름계약서의 IP 조항 검토, 담당자 인터뷰
문제특허침해 가능성이 있는 제3자 특허가 있음주요 경쟁사 기준 1차 점검, 회사의 대응 기록
직무발명 보상제도 미비권리 승계의 근거가 약하고 발명자와 보상 분쟁이 생길 수 있음보상규정, 양도증, 실제 운영 기록
FTO 부재자유실시 검토(freedom to operate, FTO)나 이에 준하는 분석이 없어 분쟁 대비가 되어 있지 않음분석 자료의 유무, 범위와 시점

가장 흔한 것은 첫째 줄입니다. 생각보다 많은 회사가 특허 목록을 제대로 만들어 두지 않았고, 목록이 있더라도 각 특허가 어떤 권리 범위를 갖는지는 모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런 회사에서는 「핵심 특허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하는 데만 며칠이 걸립니다.

여섯 가지 대부분은 투자 후에 고칠 수 있습니다. 다만 문제특허가 심각하면 회사가 사업을 계속할 수 있는지의 문제가 되어, 딜 자체가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AI·데이터 회사라면 학습 데이터를 어떤 근거로 확보했고 어디까지 쓸 수 있는지, 제품에 쓴 오픈소스(open source)와 그 라이선스도 함께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투자계약에는 어떻게 반영되나

제가 겪은 딜에서는 IP 문제가 투자를 막은 경우는 없었고, 대부분 투자 후 이행 사항으로 들어갔습니다. 투자 판단에서 IP가 결정적인 항목으로 다뤄지는 경우는 드물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이행 항목이 된 것은 이런 것들이었습니다.

  • 문제특허에 대한 분석과 대응
  • 직무발명 보상제도 도입
  • FTO 또는 이에 준하는 분석 수행

이행 항목은 적어 두는 것만으로는 효과가 적습니다. 기한과 함께, 무엇을 내면 이행한 것으로 볼지까지 정해 두어야 투자 후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직무발명 보상제도 정비」보다 「보상규정 제정과 기존 발명자 양도증 보완을 투자 후 6개월 안에 마치고 사본을 제출」처럼 쓰는 편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핵심 특허의 귀속처럼 이행 사항으로 미루기 어려운 문제는 투자 전에 해결하도록 선행조건(conditions precedent)으로 두거나, 진술·보장(representations and warranties) 조항에 반영하는 방식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인수자와 전략적 투자자라면 더 보는 것

인수·합병

인수나 합병에서는 대상 회사의 IP 문제를 그대로 물려받습니다. 투자는 고칠 시간을 이행 항목으로 줄 수 있지만, 합병 뒤에는 그 문제가 우리 회사의 문제가 됩니다. 그래서 합병 전에는 문제가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확인합니다.

  • 진정한 발명자가 발명자로 기재되었는지
  • 직무발명 보상금이 실제로 지급되었는지
  • 공동출원·공동소유 특허의 권리관계와 제약
  • 소송, 이의신청 등 분쟁과 관련된 통지를 받은 적이 있는지

전략적 투자자(CVC)

전략적 투자자에게는 두 가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대상 회사가 분쟁 없이 사업을 얼마나 계속할 수 있는지, 그리고 특허로 기술 장벽을 만들 수 있는지입니다. 두 가지 모두 모회사의 사업과 직결되기 때문에, 핵심 기술의 보호 범위와 침해 위험을 훨씬 자세하게 들여다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법률실사와 IP 실사는 어떻게 나누나요?

법률실사는 계약, 노무, 소송 등 회사 전반을 봅니다. IP 실사는 권리 현황, 권리 귀속, 핵심 기술의 보호 범위, 침해 위험, 계약상 IP 조항에 집중합니다. 로펌의 법률실사와 같은 기간에 나눠서 진행할 수 있습니다.

IP 실사는 언제 하는 것이 좋나요?

확인하고 싶은 문제가 있다면 언제든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만 나중에 하는 것보다 일찍 하는 편이 언제나 이익이 큽니다. 딜 후반에 문제를 찾으면 고칠 시간도 협상할 여지도 줄어듭니다.

대상 회사의 특허가 대부분 출원 상태라면 어떻게 봐야 하나요?

심사 전인 출원은 권리 범위가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건수보다 핵심 기술을 담은 출원이 어느 것인지, 심사가 어디까지 진행되었는지, 등록되면 어느 정도 범위가 남을지를 보는 편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PCT 출원이 있으면 해외 권리를 확보한 것인가요?

아닙니다. PCT 출원은 여러 나라에 나중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를 열어 두는 절차입니다. 실제 권리는 각 나라의 국내단계에 들어가 심사를 거쳐 등록되어야 생깁니다. 대상 회사가 어느 나라에 언제 들어갈 계획인지,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함께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창업자의 이전 직장과 관련된 특허도 봐야 하나요?

자주 생기는 문제는 아닙니다. 하지만 창업자가 이전 직장이나 소속 기관에서 만든 기술이 그곳 명의로 등록되어 있다면 반드시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미국 투명교정 회사 Align Technology의 공동창업자가 세운 OrthoClear가 대표적입니다. 창업자가 발명자로 포함된 Align 특허와 영업비밀을 근거로 소송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제소를 당했고, 2006년 합의로 2천만 달러를 받고 전 세계 사업을 접었습니다(Align Technology의 분기보고서와 합의 공시). 특허만의 문제는 아니었고 영업비밀과 인력 이동 분쟁이 함께 얽혀 있었지만, 미국에서는 자신이 발명해 넘긴 특허의 무효를 다투는 것이 양도인 금반언(assignor estoppel) 법리로 제한될 수 있어, 창업자가 발명한 전 직장 특허는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위험이라고 생각합니다.

FTO까지 해야 하나요?

투자 전 실사에서 본격적인 FTO를 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주요 경쟁사 특허를 기준으로 1차 점검을 하고, 문제특허가 보이면 투자 후 분석과 대응을 이행 항목으로 넣는 방식이 현실적입니다.

IP 문제로 투자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나요?

제가 겪은 딜에서는 없었습니다. 대부분 이행 사항으로 넘어갑니다. 다만 문제특허가 심각해 사업을 계속하기 어렵다면 딜 자체가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핵심 특허가 다른 사람에게 귀속되어 있는 문제처럼 바로잡기 어려운 경우는 투자 조건이나 기업가치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봅니다.

정아이피 소개로 돌아가기